사회복지 가치에 대하여
들어가며
오늘날 우리는 복지국가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개인의 생계와 복지가 전적으로 가정이나 개인의 책임에 맡겨졌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국가와 사회가 개인의 복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하고 발전해 온 개념이 바로 **사회복지(Social Welfare)**입니다.
그러나 사회복지라는 개념은 단순히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복지는 개인의 기본적 욕구 충족, 사회적 평등과 정의 실현,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포괄적인 제도이자 활동이며 가치체계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회복지의 개념과 가치에 대해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저의 생각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1. 사회복지의 개념
사회복지의 개념은 시대와 학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지만,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핵심 요소를 포함합니다.
1) 학문적 정의
사회복지는 개인이나 집단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자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하여 제공하는 제도적·전문적 활동이라고 정의됩니다. 즉, 단순한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권리로서의 복지를 강조하는 개념으로 발전해왔습니다.
미국 사회복지사협회(NASW)에서는 사회복지를 *“사회 구성원의 사회적·경제적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사회가 조직적으로 노력하는 제도와 서비스의 체계”*라고 정의합니다.
2) 기능적 측면에서의 사회복지
사회복지는 크게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 소득보장 기능: 기초생활보장, 연금, 실업급여 등 기본적 경제적 욕구를 충족
- 사회서비스 기능: 돌봄, 상담, 재활, 교육, 의료 등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
- 사회통합 기능: 빈곤, 차별, 소외 문제를 완화해 사회적 통합을 촉진
3) 학자들의 관점
- 윌렌스키(Wilensky): 사회복지를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보았습니다.
- 플루그(Pflug): 사회복지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회적 노력”*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처럼 사회복지는 단순한 구호 차원을 넘어 사회적 권리 보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넓은 목표를 가지고 발전해 온 개념입니다.
2. 사회복지 가치
사회복지는 제도와 서비스의 체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철학적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가 추구하는 대표적인 가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인간 존엄성 존중
사회복지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모든 인간이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인식입니다. 빈곤, 장애, 질병, 노령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누구나 기본적인 권리와 가치를 존중받아야 하며, 사회는 이를 보장할 책임이 있습니다.
2) 평등과 형평성
사회복지는 단순히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형평성(Equity)**을 강조합니다. 즉, 누구나 동일한 결과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불평등을 허용합니다. 예를 들어,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할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 형평성의 차원에서 정당화됩니다.
3) 사회적 연대성
사회복지는 개인의 문제를 단순히 개인 책임으로 보지 않고, 사회 구조와 연계해 해석합니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연대하여 위험과 부담을 나누는 사회적 연대성이 중요한 가치로 등장합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실업보험 같은 사회보험 제도는 이러한 연대의 원리를 제도화한 예입니다.
4) 기회의 평등
사회복지는 결과적 평등뿐만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강조합니다. 교육, 고용, 의료, 주거 등 기본적 삶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하며, 사회복지는 이러한 기회 불평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5) 사회 정의 실현
사회복지는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와 불평등 해소를 통해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 합니다. 소득 격차 완화, 차별 철폐,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의 활동은 모두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과정입니다.
6) 인간 능력 개발과 자립 지원
사회복지는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자립과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합니다. 즉, 복지를 통해 단순히 생계를 보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재활·고용 등을 지원하여 개인이 스스로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3. 사회복지가 추구해야 할 방향
앞서 살펴본 사회복지의 개념과 가치를 바탕으로,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사회복지의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권리로서의 복지 실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복지를 시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복지는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복지는 필수적 장치입니다. 따라서 복지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2) 예방적·통합적 복지로의 전환
지금까지의 복지가 사후적 지원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사전 예방적 복지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빈곤이 발생한 뒤 생계급여를 지원하는 것보다, 실업·질병·교육 기회 불평등 등을 예방해 빈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복지, 의료,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영역이 통합적으로 연계되어야 합니다. 복지서비스가 분절적으로 제공되면 대상자는 여러 기관을 전전하며 행정적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구축된다면 효율성과 만족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3)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 회복
현대사회는 개인주의 확산과 경쟁 심화로 인해 공동체적 연대감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사회복지는 공동체적 연대감을 회복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돌보고 책임지는 문화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4) 복지 인프라와 전문성 강화
복지의 가치는 결국 현장에서의 실천을 통해 구현됩니다. 이를 위해 복지 예산 확대, 종사자 처우 개선, 전문성 향상, 공공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복지 전달체계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복지서비스의 질이 높아집니다.
5) 디지털 시대에 맞는 복지 혁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복지 역시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야 합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 온라인 상담·돌봄 서비스, 인공지능 기반 복지 행정 등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 복지가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4. 결론
사회복지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사회 통합과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특히 인간 존엄성, 평등과 형평성, 사회적 연대, 기회의 평등, 자립 지원과 같은 가치는 사회복지의 철학적 기반이자 실천 지침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사회복지는 권리로서의 복지, 예방적·통합적 복지, 공동체적 연대와 전문성 강화, 그리고 미래지향적 복지 혁신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가 단순히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포용적 복지사회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