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착한 일 하는 사람?” 그 이미지에 대한 진단과 새로운 관점

2025. 8. 25. 09:52사회복지사

오늘은 직업이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주변에서는 아직도 좋은 일 또는 착한 일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비친 사회복지사의 이런 이미지는 적절한 것인지(어떤 점에서 적절한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것인지(잘못된 것이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서론 – 사회복지사를 보는 사회의 시선

많은 사람들이 사회복지사를 ‘좋은 일’, ‘착한 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남을 돕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직업”이라는 평가는 이제 사회복지사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되었죠. 실제로 “복지현장에서 일한다”라고 하면 주변에서는 ‘고생 많다’, ‘훌륭하다’, ‘봉사정신 있다’는 반응이 먼저 돌아옵니다. 이런 이미지는 어느 정도 사회복지사의 본질과 맞닿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오해와 편견의 소지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1. 사회복지사의 이미지는 왜 ‘착한 일’로 통할까?

1-1. 복지 실천의 특성과 역사적 흐름

사회복지사는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만나 그들의 문제에 함께하며, 문제 해결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합니다. 한국전쟁 이후의 고아원, 자선단체 활동 등 역사적 배경에서 “봉사”나 “헌신”의 이미지는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에 깊이 자리 잡았습니다.

1-2. 대중매체와 자원봉사 이미지

TV, 영화, 신문 등에서는 사회복지사를 자주 ‘희생’과 ‘봉사’, ‘착한 마음’의 상징으로 묘사합니다. 사회현장의 감동 실화, 취약계층과의 관계를 다루는 이야기가 대중적 여론에 ‘착한 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1-3. 직업윤리와 사명감

사회복지사의 소명의식, 윤리강령(클라이언트 존중, 인권 옹호 등)은 “착하고 바른 일 하는 사람”이라는 긍정적 프레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과 학생들, 예비 복지사 역시 ‘남을 돕고 싶어서’, ‘보람을 느끼기 위해’ 진로를 선택했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2. ‘착한 일 하는 사람’ 이미지의 긍정적 측면

2-1. 사회의 신뢰와 존중

사회복지사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국민의 신뢰와 존경심을 끌어내어, 복지현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유도합니다. 보건, 간호, 교육 등 휴먼서비스 직종이 모두 이러한 ‘이타성’, ‘봉사’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중적 지지를 받아왔듯이, 사회복지사 역시 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데 큰 장점이 있습니다.

2-2. 긍정적 동기 부여 및 직업의식 고양

사회복지사의 이미지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각인될 경우, 관련 전공생이나 신규 입직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높은 직업적 사명감, 책임성을 갖고 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문화는 현장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2-3. 사회적 연대와 가치확산

사회복지사의 이미지는 전체 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퍼뜨리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한 연민, 협력, 참여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합니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키워드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것도 그 중요성을 반영합니다.


3. 잘못된 점, 한계와 오해 – “착한 일” 이미지로 인한 문제

하지만 ‘착한 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오로지 긍정적으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3-1.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 약화

사회복지사가 고도의 전문성, 실천기술, 문제분석 역량을 갖춘 ‘전문직’이라는 사실이 간과됩니다. 사회복지사는 임상적 상담, 사례관리, 정책기획, 연구개발, 지역사회조직화 등 복잡한 전문영역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착한 사람’, ‘봉사자’로만 인식되면 전문직 대우와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3-2. 저임금·열정페이, 현실적 처우 악화

“좋은 일 하는 사람=돈을 많이 받으면 안 된다”라는 충격적 편견이 사회복지사의 저임금 구조, 열정페이, 복지현장 노동력 착취 등과 연결되어 실제 복지사의 삶과 노동환경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사회적 인정과 경제적 보상은 균형을 이루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착한 일이라는 이미지는 전문성에 대한 보상과 처우개선을 방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3-3. ‘희생’과 ‘비판’, ‘책임전가’의 문제

사회복지사에게 ‘착함’을 지나치게 요구할 경우, 현장 문제(제도 모순, 구조적 한계 등)의 책임을 복지사 개인에게 전가하거나, 복지사의 전문적 판단·의사결정권이 무시될 수 있습니다. 즉, “착한 사람인데 왜 더 못하냐, 더 챙기지 않느냐”는 요구가 심리적 부담과 업무 과중,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4. 복지업무의 복합성과 쟁점 소홀

사회복지사는 법률, 정책, 복지제도 등 엄격한 매뉴얼과 실천규범 아래, 복지서비스의 복합 문제(빈곤, 가족해체, 아동·청소년·노인·장애 등)에 개입합니다. 단순히 ‘착한 일’로만 포장되면 복지의 구조적 쟁점 파악, 근본적 개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4. 바람직한 이미지로의 전환 –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4-1. 전문직으로서의 인식 제고

사회복지사는 ‘착한 사람’ 이상의 고도의 전문직입니다. 다양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실천적 기술과 윤리, 정책기획 및 지역사회 조직 등 정교한 영역을 다루는 전문가임을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복지학계, 매체, 현장 모두에서 전문성, 실천성과 과학적 접근의 이미지를 강조해야 합니다.

4-2. 적절한 보상과 사회적 존중 확보

‘좋은 일’만 강조하지 말고, 전문인력으로서 합당한 경제적, 사회적 보상체계가 필요합니다. 열정페이 대신, 합당한 임금과 복지, 경력발전지원 등 사회복지사의 직업가치가 실제 삶에도 실현될 수 있도록 구조적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4-3. 현장 난제·구조적 쟁점 인식 확대

사회복지사는 복지제도의 한계, 사회 구조 변화, 노동·경제·정책의 복합성 속에서 문제해결하는 전문가입니다. ‘착한 사람’ 프레임에서 벗어나 사회문제 분석, 정책비평, 복지현장 지식과 경험이 더 깊이 존중받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4-4. 직업 정체성 강화와 현실 홍보

복지현장 사례, 전문적 활동 내용, 다양한 실천성과를 적극 홍보하여 복지사가 단순한 봉사자가 아닌 사회문제 전문가, 지역사회 리더, 정책 담당자로 인식될 수 있도록 대중적 프레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결론

사회복지사에 대한 “착한 일 하는 사람” 이미지는 직업의 긍정적 가치와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과 보상, 사회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역량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 단계 더 진일보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현대 사회복지사는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적 기획자, 실천가, 혁신가입니다. 앞으로 사회가 사회복지사에 대해 더 심도 있는 이해와 전문적인 대우를 갖출 때, 우리 사회 복지의 질도 높아질 것입니다.